
치매라고 하면 대부분 ‘알츠하이머’를 떠올리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종류의 치매가 존재하며, 그 원인과 증상, 치료 방법 또한 서로 다릅니다. 오늘은 우리가 자주 접하지만 정확히는 잘 모르는 혈관성 치매, 루이바디 치매, 그리고 치매와 혼동되는 혼동 증후군에 대해 구체적으로 비교하고 설명해 드릴려고 합니다. 다양한 치매의 특징을 정확히 알고, 올바르게 대처하는 것이 치매 관리의 시작입니다.
혈관성 치매: 뇌혈관 손상으로 인한 인지 저하
혈관성 치매는 치매 중 두 번째로 흔한 유형으로, 뇌졸중이나 뇌출혈, 혹은 미세한 혈관 손상 등으로 인해 뇌의 특정 부위가 손상되어 발생합니다. 알츠하이머는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반면, 혈관성 치매는 뇌혈관 사고 후 갑작스럽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계단식으로 악화되는 특징을 가집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집중력 저하, 판단력 저하, 우울감, 무기력감, 걷기 어려움, 감정 조절의 어려움 등이 있으며, 손상된 뇌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소뇌가 손상되면 균형 잡기가 어렵고, 전두엽이 손상되면 감정 변화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
혈관성 치매의 중요한 관리법은 기저 질환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입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혈관 건강을 해치는 요인을 통제하고, 금연, 절주, 운동, 식습관 개선 등을 통해 뇌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상이 발생한 후에는 약물치료와 함께 물리치료, 작업치료 등을 병행하여 일상 기능 유지에 힘써야 합니다.
루이바디 치매: 파킨슨과 환각이 동반되는 특이한 치매
루이바디 치매는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의 특성을 모두 가진 치매로, 치매 유형 중에서도 가장 혼동되기 쉬운 질환 중 하나입니다. 이 치매는 뇌의 여러 부위에 ‘루이소체(Lewy body)’라는 비정상 단백질이 축적되어 발생하며, 특히 환각, 운동장애, 인지기능 저하가 함께 나타나는 점이 특징입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생생한 시각적 환각(예: 없는 사람을 보거나, 곤충이 날아다닌다고 느끼는 등), 인지능력의 변동, 근육 경직, 걸음걸이 이상, 몽유병 같은 수면장애 등이 있습니다. 또한 하루에도 증상이 들쭉날쭉하게 변동되는 경우가 많아 보호자가 당황하기 쉽습니다.
특히 루이바디 치매 환자에게 일반적인 정신과 약물(항정신병 약물)을 사용하면 부작용이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반드시 치매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약물 선택이 필요합니다. 치료는 알츠하이머와 유사하게 콜린에스터라제 억제제를 사용하며, 수면과 운동 관리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혼동 증후군: 치매로 오인되기 쉬운 급성 인지 장애
혼동 증후군(델리리움)은 급성으로 발생하는 인지기능의 혼란 상태로, 특히 노인에게 흔히 나타납니다. 종종 치매로 오해되지만, 본질적으로는 전혀 다른 질환입니다. 혼동 증후군은 보통 입원 중, 수술 후, 감염, 약물 부작용, 수면 부족, 탈수 등으로 인해 갑자기 발생하며, 시간이 지나면 회복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의식 혼미, 시간·장소 파악 불가, 주의력 저하, 말이 느려지거나 횡설수설, 과잉 행동 또는 무기력증 등입니다. 평소 멀쩡하던 어르신이 갑자기 알아보지 못하거나 이상한 말을 한다면 혼동 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치매와 달리 혼동 증후군은 원인 질환을 제거하면 빠르게 호전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구별됩니다. 따라서 정확한 감별 진단이 매우 중요하며, 병원에서는 뇌영상, 혈액검사, 약물 복용 이력 등을 통해 원인을 찾아 치료합니다. 조기 대응 시 대부분의 환자는 원래의 인지 기능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모든 치매가 알츠하이머는 아닙니다. 혈관성 치매, 루이바디 치매, 그리고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혼동 증후군까지, 다양한 뇌 질환의 특성을 정확히 알고 접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님이나 주변 어르신에게 기억력 저하나 이상 행동이 보인다면 단순히 “치매 같다”고 단정하지 말고, 전문적인 진단과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대처입니다.